비스포크 타이어를 만들다 | 한국타이어 글로벌 공식 웹사이트 go to main prd
  • High-Tech
  • Brand
  • People & Culture

비스포크 타이어를 만들다

런던 새빌 로(Saville Row)는 고객의 수준 높은 요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맞춤 양복(Bespoke Suit)으로 유명한 거리다. 자동차 타이어에도 비슷한 개념이 존재한다. 통상 ‘신차용 타이어’ 혹은 ‘OE’라고 부르는 신차 출고용 타이어는 자동차 브랜드의 주문에 부합하도록 제작한 일종의 비스포크 제품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자동차 모델의 종류만큼 자동차 브랜드가 원하는 타이어도 모두 다르다. 타이어는 수많은 자동차 부품 중에서 유일하게 노면과 직접 맞닿으며 ‘주행’이라는 자동차 본연의 기능을 제공하는 요소다. 자동차 브랜드는 처음부터 해당 모델에 꼭 맞게끔 주문 제작한 타이어를 끼워 출고한다. 따라서 타이어 회사에서 신차용 타이어(OE 타이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을 패션업계에서 새빌 로의 마스터 테일러에 빗대도 손색없을 것이다.

특히, 소수의 까다로운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라면 성능과 안전 그리고 품질에 대해 완벽한 검증과 보증을 필요로 한다.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정숙성과 승차감에 이르기까지 타이어가 자동차의 특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에 고성능 모델 · 브랜드일수록 맞춤 제작의 요구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의 하이엔드 프로젝트 담당자를 만나 그들의 까다로운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 하이테크 R&D 센터 한국테크노돔에서 만난 하이엔드 프로젝트의 남명현 리더(왼쪽)와 정종원 연구원(오른쪽)

Q. 우선 신차용 타이어(OE 타이어)의 개념이 생소한 대중을 위해 그게 무엇인지부터 설명해달라.

A. High-end Project 남명현 리더 OE는 ‘오리지널 장비(Original Equipment)’의 약자다. OE 타이어는 자동차 브랜드가 신차를 출고할 때 기본 장착되는 타이어로 ‘신차용 타이어’라고도 말한다. 출고 이후에 타이어 리테일 숍에서 교체하는 타이어는 ‘교체용 장비(Replacement Equipment)’의 약자를 써서 RE 타이어라고 부른다. RE 타이어가 기성복이라고 한다면, OE 타이어는 맞춤복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Q. 신차용 타이어가 비스포크 개념이라면 아무래도 대응하는 조직도 폭넓어야 할 것 같다. 두 분은 어떤 프로젝트에 속해 있는가?

A. 남명현 한국타이어의 경우 자동차 브랜드, 지역, 세그먼트 등으로 신차용 타이어 개발 프로젝트가 구성된다. 개발을 지원하는 두 개의 그룹을 포함해 현재 총 13개의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고성능 모델의 신차용 타이어를 개발하는 하이엔드 프로젝트(High-end Project) 소속이다. 포르쉐를 비롯한 고성능 · 럭셔리 브랜드 신차용 타이어 개발을 담당한다.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RS Q8 · RS 7 스포트백, BMW X3 M · X4 M 컴페티션, 포르쉐 박스터 · 카이엔 · 타이칸 등의 다양한 고성능 자동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Q. ‘고성능’ 하면 UHP 타이어가 떠오르는데, 하이엔드신차용 타이어와 다른 개념인가?

A. High-end Project 정종원 연구원 UHP 타이어와 신차용 타이어는 분류 개념 자체가 다르다. UHP 타이어는 OE/RE 구분 없이 이름 그대로 초고성능(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를 뜻한다. 다만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는 대부분 UHP 타이어일 가능성이 높은데, 하이엔드 모델 또는 브랜드라면 고성능 자동차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가 UHP 타이어인 것은 아니다. 신차용 타이어의 기본 개념은 앞서 언급된 것처럼 ‘맞춤’, 즉 자동차 브랜드가 요구하는 성능에 부합하는 것이다.

Q. 양복을 맞춰 입으려면 신체 치수를 재야 하는 것처럼, 자동차 브랜드도 신차용 타이어 개발을 의뢰할 때 신차를 제공하는가?

A. 남명현 자동차 브랜드 역시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 실차는 없지만, 기존 차량을 현재 개발 중인 차량의 특성대로 튜닝해 타이어 개발에 활용한다. 타이어에 대한 상세한 요구 사항을 포함해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데, 최근에는 타이어 개발을 위한 디지털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주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역시 제공받은 데이터와 자체적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실제 타이어도 예측한 대로 성능을 발휘하는지 주행 테스트로 확인한다.

Q. 타이어 개발에도 AI가 활용되는가?

A. 정종원 5년쯤 전부터 한국타이어 내에서 연구 · 개발한 AI가 타이어 개발에 쓰이고 있다. 실제 테스트 결과와 시뮬레이션 결과 사이의 편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AI를 활용한다.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AI의 활용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건 자동차 브랜드의 개발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차 출시 시기에 맞춰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려면 우리 역시 개발 기간을 단축해야 하는데, 시뮬레이션과 AI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A. 남명현 현대 제조업의 트렌드가 가상화(Virtual) 아닌가. 한국타이어도 오래 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하며 독자적인 기술을 축적해왔다. 가령 타이어 단품의 성능 예측부터 전체적인 차량 성능 예측까지 광범위한 부분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 신차용 타이어 개발은 자동차 브랜드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맞춤 타이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한국테크노돔의 타이어 소음 측정실에서.

Q. 신차용 타이어 개발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가?

A. 정종원 자동차 브랜드마다 또 신차 개발 프로젝트마다 조금씩 다르다. 최근 사례로는 개발 시작으로부터 신차 출시까지 3년 11개월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다. 개발 기간 단축에 AI가 많은 도움이 된다. AI 학습이 계속되면서 테스트 결과의 편차가 점점 줄어들어, 현재 실제 테스트와 비교해보면 충분히 현업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달리 말해 앞으로는 개발 기간도 좀 더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

Q. 신차용 타이어 개발은 아무래도 경험이 축적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A. 남명현 당연하다. 사실 자동차부터가 오랜 세월 쌓인 기술 기반 위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자동차는 완전히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일까? 아니라고 본다. 자동차로서는 처음이지만 마차와 자전거, 기차 등 바퀴를 굴리는 기존의 탈것에서 축적된 경험이 작용했다.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타이어를 개발한다면 무척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인류 문명 전반에 걸쳐, 또 우리 회사만 해도 80여 년간 수많은 선배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하고 검증한 기술 기반이 있다. 우리의 모든 개발 업무는 그렇게 쌓아 올린 유산 위에서 시작하며, 덕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 정종원 신차용 타이어를 개발하려면 대상 브랜드 혹은 그와 유사한 자동차에 대한 폭넓은 경험은 무척 중요하다. 막연히 ‘이 브랜드는 이럴 것이다’라는 추측만으로 타이어를 개발할 수는 없다. 신차용 타이어의 성격상 자동차 브랜드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제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 또는 모델은 고속 주행 성능을 우선시하고, 또 어떤 경우는 젖은 노면 핸들링 성능, 또 다르게는 승차감을 더 중요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신차용 타이어 개발은 과거의 기술 유산에 오늘의 경험을 계속해서 추가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 개발에는 슈퍼카와 럭셔리 자동차의 경험이 필요하다. 물론 포뮬러 E나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시리즈 등의 모터스포츠 타이어 개발 경험도 우리의 유산 중 하나다.

“신차용 타이어에 요구되는 목표는 안전에 관련된 내구 · 제동 성능,
승차감 · 핸들링 성능, 그리고 에너지 효율이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도 자동차 브랜드별로 다양한 부문의 성능과 조건이
제시되는 신차용 타이어는 ‘맞춤복’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한국타이어 High-end Project 남명현 리더

Q. 자동차 브랜드는 신차용 타이어 개발을 의뢰하면서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가?

A. 남명현 그들의 자동차에 장착할 타이어에 필요한 모든 역할들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는 내구성, 제동 성능을 비롯해 계절과 노면 상황에 따라 승차감이나 핸들링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은 수치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마다 거기에 맞춰 타이어를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전기차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에서 자동차를 개발할 경우 자동차 브랜드도 차량 셋업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속적인 소통과 끈기로 결국 성능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Q.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라면 요구 조건이 특히 까다로울 것 같은데?

A. 남명현 언제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퍼포먼스지만, 가끔 퍼포먼스 외적인 조건이 붙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속 가능성까지 적용한 신차용 타이어 개발 의뢰를 받아 자동차 브랜드와 공동 연구를 통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타이어를 개발했고, 성능 승인을 받아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신차용 타이어의 사이드월에는 친환경 타이어를 표현하는 전용 디자인과 친환경 인증 마크가 들어갈 것이다.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에보 Z를 장착한 포르쉐 파나메라.

Q. 인증 마크는 한국타이어에서 부여하는 것인가?

A. 정종원 아니다. 신차용 타이어의 인증 마크는 해당 자동차 브랜드가 지정한다. 예를 들어 포르쉐 신차용 타이어라면 사이드월에 ‘N마크N-Mark’를 각인한다. N 뒤에 차종에 따라 알파벳 혹은 숫자를 표기하는 방식이다. 타이칸은 NFO, 파나메라는 NDO를 새기는데 이러한 표시는 모두 포르쉐가 지정한다.

A. 남명현 간혹 RE 타이어로 개발되었지만 자동차 브랜드의 승인을 받고 신차용 타이어 인증 마크를 획득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차량 서비스 매뉴얼에 타이어 상품명을 추가해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물다.

  • 한국테크노돔부터가 리드LEED 골드 등급 인증을 받은 건축물인 것처럼 친환경은 현대 사회의 화두다.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는 신차용 타이어의 퍼포먼스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 충족과 같은 조건을 요구하기도 한다.

Q. 포뮬러 E 타이어 개발이 지속 가능성 역량을 소개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A. 남명현 실제로 올해부터 우리 회사가 포뮬러 E에 공급하는 타이어는 새롭게 태동한 전기차 레이스 시리즈 특성상 소재부터 제조 과정, 운송 그리고 타이어 수명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범위에서 탄소 저감과 같은 지속 가능성을 까다롭게 요구했다. 이에 따라 우리 하이엔드 프로젝트 역시 자동차 브랜드와 킥오프 미팅을 할 때 포뮬러 E 타이어에 관한 자료나 기술을 공유하면서 한국타이어의 능력을 소개한다. 또한 2022년 준공한 한국테크노링도 소개하면서 우리의 연구 · 개발 역량이 강화되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Q. 한국테크노링에서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A. 정종원 한국테크노링에서 다양한 슈퍼카와 고성능 스포츠카를 테스트하는 것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유사한 수준의 퍼포먼스 자동차를 통한 사전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계약에 따라 특정 모델의 신차용 타이어 개발 후반의 자동차 브랜드 평가는 주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에 있는 프루빙 그라운드(Proving Ground)에서 진행한다.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 개발을 요청하는 브랜드가 대체로 유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 거리에 따른 접근성을 고려한 결정이기도 하지만 출시를 앞둔 신차에 대한 보안 문제 때문에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윈터 타이어 전용 시험장도 유럽에 있다. 북위 68°의 핀란드 이발로(Ivalo), 테크노트랙(Technotrac)이라는 겨울용 타이어 전용 성능 시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A. 남명현 레이블링 테스트(Labeling Test) 등 한국테크노링에서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라면 당연히 이곳을 적극 활용한다. 지난 2022년에는 포르쉐 임원과 팀장단이 한국테크노링을 방문하고 직접 타이칸을 시승했는데, 우리 타이어의 성능뿐 아니라 평가 인프라에도 매우 만족하고 돌아갔다.

Q.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 개발에 소요되는 테스트 주행거리는 어느 정도인가?

A. 정종원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포르쉐 카이엔 E3 타이어를 개발할 때의 기준으로 보면, 차량의 성능 테스트는 물론 감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차량의 특징을 알기 위해 주행한 거리가 약 8만km에 달했다.

Q. 그 많은 거리를 모두 프루빙 그라운드에서만 주행하는가 일반 도로에서 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있을까?

A. 남명현 신차용 타이어가 장착될 차량도 아직 개발 중이기 때문에 자동차 브랜드의 기존 양산차 중에서 비슷한 차량을 선정한 후 이를 개조해 테스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아예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량이라서 기존 유사 모델이 없는 경우라면 자동차 브랜드의 테스트카 또는 프로토타입을 사용해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테스트는 주로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이루어지며, 때로는 공도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포르쉐의 경우 신차용 타이어 개발 과정에서 마모 성능 평가만큼은 공도에서 테스트한다. BMW를 비롯한 일부 자동차 브랜드는 공도에서 좀 더 다양한 부문의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 테스트 드라이버는 개발 중인 타이어를 하이엔드 차량에 장착하여 공도에서 감성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타이어 성능 및 감각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타이어 회사로서 최종 목표인 하이엔드, 이른바 슈퍼카 브랜드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위해 해당 차량을 보유하고  주관 · 객관적 테스트(Subjective & Objective Test)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며 타이어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초고성능 타이어 개발에는 당연하게도 초고성능 자동차 경험이 필요하다. 포드 GT와 부가티 시론의 테스트 주행 장면.

Q.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한다는 것은 자동차 개발 초기부터 함께 한다는 뜻으로 이해되는데?

A. 정종원 우선 자동차 브랜드가 먼저 신차에 대한 콘셉트와 요구 성능을 설정한다. 그 후부터 타이어 회사와 본격적인 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자동차 개발 일정에 비추어 보면 사실상 신차용 타이어 개발은 자동차 개발 초기부터 함께 진행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Q. 초기부터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진다면, 타이어 회사 입장에서 역으로 자동차의 개선점을 제안하기도 하는가?

A. 남명현 비슷한 사례는 있다. 최근 전기차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자동차 브랜드가 전비 개선을 위한 구름저항 목표치(Rolling Resistance Target)를 변경하고자 검토 요청한 경우가 있었는데, 변경된 목표가 다른 성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함께 협의해가며 개발을 진행한 경우도 있다.

Q. 그렇다면 고객사가 한국 타이어에 파견되어 개발, 평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나?

A. 남명현 만약 대면 미팅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자동차 브랜드로 출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포르쉐의 경우 연 1회 정도 구매/개발 팀장과 임원진이 한국타이어를 방문해 개발 현황을 체크하면서 자동차와 타이어의 최신 기술을 서로 공유하는 매니지먼트 미팅을 갖곤 한다(지난 한국테크노링에서의 시승도 그러한 방문 일정 중 하나였다). 자동차 브랜드와 함께 해외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개발 중인 타이어의 공동 평가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당연시하는 기술과 정보는 예전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검증된 선배님들의 유산입니다.
새로운 타이어 개발은 이렇게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라는 기반 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타이어 High-end Project 정종원 연구원

Q. 럭셔리 브랜드의 신차용 타이어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안다. 어떤 성향의 타이어를 요구하는가?

A. 남명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각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조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조건도 있다는 얘기 외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 양해 바란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 포르쉐는 이미 다수의 신차용 타이어 개발에 성공한 경험이 있고 무엇을 중시하는지 예상할 수 있다. 반면에 최근 협업을 시작한 브랜드와는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Q. 자동차 브랜드는 신차용 타이어 개발 파트너를 어떻게 선정하는가?

A. 남명현 신차 개발 단계에서 신차용 타이어 개발 및 공급을 경쟁 입찰에 부친다. 자동차 브랜드가 제시한 성능과 단가에 적합한지, 나아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신차용 타이어 개발이 특히 어려운 점은?

A. 남명현 가장 큰 부담은 성공/실패가 확실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사의 요구 사항을 정해진 일정 안에 만족시켜야 하고, 자동차 브랜드마다 점차 고도화되는 성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신차용 타이어 개발 시장은 경쟁사와의 기술 전쟁터이기도 하고 자동차 브랜드에게 우리 회사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시험장이기도 하다. 어려움이 큰 만큼 보람도 크다. 특히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 개발 업무를 수주하는 데 성공하고 자동차 브랜드의 성능 인증을 받아 원활하게 공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타이어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뜻이다.

하이엔드 신차용 타이어 개발은 부담이 크고 어려운 만큼 연구원으로서 보람도 크다.

Q. 신차용 타이어를 소비자가 구매할 수는 없는가?

A. 정종원 자동차 브랜드의 성능 승인을 받은 타이어는 소비자가 교체용 타이어로 구입할 수 있다. 주로 해당 브랜드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다.

Q. 지금까지의 답변을 종합하면 해당 모델에 최적의 성능을 내는 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인 것 같다.

A. 정종원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데이터가 그걸 증명한다. 실제로 신차 개발 초기부터 해당 차량의 모든 정보를 학습하고 그에 맞게 개발된 신차용 타이어야말로 해당 차량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고 본다.

A. 남명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역시 신차용 타이어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슈퍼카 브랜드를 공략할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의 여러 프로젝트와 관련 팀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슈퍼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실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 목표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